“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 어수선한 시국에도 공분을 자아낸 드라마 최고의 명대사다. 틀린 말은 아니다. 사실 정열로 정의하는 사랑은 때론 더 긍정되기도 한다. 감출 수 없는 감정은 마치 사랑의 순수성 그 자체로 보인다. 갓 연인이 된 이들이 ‘좋을 때’라며 부러움 담긴 축원을 받는 것은 이 때문이다. 결혼 20년 차에 이른 부부의 신혼 초 같은 애정. 극 초반 주인공 부부의 ‘완벽함’은 정열적인 사랑으로 완성된다. 극 전반에서 ‘사랑한다’는 말과 동일시되는 정열은 그들 세계에서 필수적 요소다. 남편은 정념적
젊음에 대한 자만일까, 스스로의 안위에 아주 무디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오는 ‘전염’병은 두렵다. 주변 사람들의 안위를 나는 감히 장담할 수 없다. 떠오르는 얼굴을 생각하며 마스크를 꼼꼼히 눌러쓴다. 내 전염병의 공포는 남겨짐에서 온다. 엄마에게 종종 안부 전화를 하시는 외삼촌이지만, 지난 주말 걸려온 전화는 달랐다. ‘항암을 중단하셨다는 외삼촌 처남의 소식인가.’ 짧은 순간에 비보임을 직감했다. ‘설마 할아버지는 아니겠지’라는 생각이 스치면서 초조히 엄마의 표정을 살폈다. 올해 들려온 두 번째 상이었다. 떠나신 분은 한창 시절을